페터 한트케 - 관객모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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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개발자 작성일19-11-20 10:57 조회1,670회 댓글0건첨부파일
- 관객모독.hwp (62.8K) 0회 다운로드 DATE : 2019-11-20 10:57:3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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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극을 보기 위해 극장에 온 관객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며 “이것은 연극이 아닙니다.”라는 과격한 말은 계속 관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. 보통 연극에서는 무대 위 배우들이 어떤 사건을 재연하거나 배역을 연기하고 관객들은 그것을 조용히 바라본다. 관객은 연극의 시공간을 현실 세계와 분리해서 인식하고, 연극을 관람할 때만큼은 무대 위 세계를 마치 실제 세계처럼 여기며 작품 속 사건과 인물 들에 빠져든다. 고대 그리스 이래로 서양 연극을 규정해 온 감정 이입, 카타르시스 같은 개념들은 바로 이런 상황을 전제로 한다.
하지만 「관객모독」에서 관객과 배우는 같은 시간, 같은 장소에 존재하며,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사건 같은 것은 없다. 관객들은 무대 위 연기를 보는 대신 배우들이 끊임없이 쏟아 내는 말을 직접 들으며, 허구가 아닌 현실로서 새로운 연극을 ‘체험’한다. 관객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음으로써 현대 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조롱하고 풍자한 마지막 부분은 이 작품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. 이후 한트케 문학의 출발점이 된 「관객모독」은 희곡 역사에서 가장 도발적인 작품 중 하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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